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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칼럼] 진달래 - 3 화전(花煎)과 꽃싸움(花戰):리더스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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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칼럼] 진달래 - 3 화전(花煎)과 꽃싸움(花戰)

천지인 | 기사입력 2023/04/02 [14:46]

[천지인 칼럼] 진달래 - 3 화전(花煎)과 꽃싸움(花戰)

천지인 | 입력 : 2023/04/02 [14:46]

▲ 천지인 논설위원 [사진=리더스인덱스]  ©


[천지인 칼럼] 진달래꽃이 피면 전라도 지방에서는 이름 없는 무덤에도 꽃다발이 놓인다.

시집 못가고 죽은 처녀 무덤에는 총각들이, 총각 무덤에는 처녀들이 진달래꽃을 꽂아준다.

이렇게 하여 처녀, 총각 귀신을 달래지 않으면 원혼이 나타나 혼사를 망쳐 놓는다고 믿었던 때문이다. 

 

진달래꽃에는 다른 꽃보다도 꿀이 많아 술에 단맛이 나기 때문인지 이른 봄에 피는 진달래꽃을 떡이나 술에 넣어 계절의 맛을 느끼게 한다.

삼월 삼짇날 절식으로 진달래꽃을 깨끗이 씻고 다듬어서 찹쌀가루를 반죽한데에 넣고 두툼하고 둥글게 빚어 참기름을 두르고 지져 낸 '화전(花煎)'과 또 녹두가루를 반죽하여 익힌 것을 가늘게 썰어 오미자국에 띄우고 꿀을 섞고 잣을 곁들인 일종의 화채인 화면(花麵)과 녹말가루를 진달래꽃을 묻혀 데친 두견화채등이 있다.

 

이들 음식은 보통 3월 삼짇날 지내는 봄 시제(時祭)에 쓰기도 한다.

또한 유득공(柳得恭)의 경도잡지(京都雜志)에 삼월 삼짇날(重三) "진달래꽃을 따다가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둥근 떡을 만든다. 

 

이것을 참기름에 지져내면 화전(花煎)이 된다."고 했고, 홍석모(洪錫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삼월 삼짇날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붙여 먹는다고 했다.

이때 꽃술(꽃밥)을 함께 먹으면 머리가 아프고 눈에 해롭기 때문에 조선시대 영남대가 내방가사(嶺南大家內房歌辭) 화전가(花煎歌) 편에 "꽃술일랑 고이 두고 꽃잎만 따서 지져 먹고,

배부르면 진달래 꽃술로 꽃 싸움(花戰)하자"는 노래에 조상의 지혜가 엿보인다.

꽃 싸움이란 꽃술을 걸어 서로 잡아당겨 꽃 밥이 떨어지는 쪽이 지게 된다. 

 

꽃 싸움 / 한용운

당신은 두견화를 심으실 때에 꽃이 피거든 꽃싸움하자고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꽃은 피어서 시들어가는데 당신은 옛 맹세를 잊으시고 아니 오십니까.

나는 한 손에 붉은 꽃수염을 가지고 한 손에 흰 꽃수염을 가지고 꽃싸움을 하여서 이기는 것은 당신이라 하고, 지는 것은 내가 됩니다.

그러나 정말로 당신을 만나서 꽃싸움을 하게 되면,

나는 붉은 꽃수염을 가지고 당신은 흰 꽃수염을 가지게 합니다.

그러면 당신은 나에게 번번이 지십니다.

그것은 내가 이기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나에게 지기를 기뻐하는 까닭입니다.

번번이 이긴 나는 당신에게 우승의 상을 달라고 조르겠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방긋이 웃으며, 나의 뺨에 입 맞추겠습니다.

꽃은 피어서 시들어 가는데 당신은 옛 맹세를 잊으시고 아니 오십니까.”

 

그리고 진달래꽃이 필 무렵이면 탐스럽게 핀 진달래 가지를 꺾어 꽃방망이(花棒)처럼 만들어서 앞서 가는 사람들을 때리면서 놀았는데, 이 꽃방망이를 여의화장(如意花杖)이라 하여,

진달래꽃으로 선비의 머리를 치면 과거에 급제하고 기생의 등을 치면 친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고, 덕담을 대신하면서도 익살스럽게 놀이의 재미를 더하였다.

합장

 

▲ [사진=천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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