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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대원 독서일기] 신이 인간의 얼굴을 지금처럼 만든 이유

변대원 | 기사입력 2024/03/31 [09:43]

[변대원 독서일기] 신이 인간의 얼굴을 지금처럼 만든 이유

변대원 | 입력 : 2024/03/31 [09:43]

▲ 변대원 작가, 독서지도 전문가 [사진=리더스인덱스]  ©


[변대원 독서일기] 신이 인간의 얼굴을 지금처럼 만든 이유

 

 

사람의 얼굴은 참 아름답습니다.

저마다 생김새는 다 다르지만, 대부분이 공통적인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통적인 구성은 본질입니다. 생김새는 각 사람마다의 개성이자 정체성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현상입니다.

 

흔히 얼굴에는 7개의 구멍이 있다고 말합니다.

눈에 2, 코에 2, 귀에 2개 그리고 입에 하나가 있습니다.

7개의 구멍을 구성하는 눈, , , 귀가 얼굴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구성이 참 특별합니다.

 

'눈과 입''코와 귀'와는 다르게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반면에 코와 귀는 의도적으로 막지 않는 한 항상 열려있습니다.

저는 문득 여기에 창조의 비밀이 숨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눈은 뜰 수도 있고 감을 수도 있죠. 왜 그럴까요?

때로는 온전히 봐야 하고, 때로는 아무것도 보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입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는 입을 열어 음식을 먹어야 하고, 사람들과 소통할 말을 해야 합니다.

반면에 때로는 입을 닫아 불필요한 섭취를 막고, 불필요한 말을 삼가야 합니다.

 

눈과 입은 우리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반영하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결국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고 어떤 말을 하느냐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보고 먹고 말하는 것이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됩니다.

 

코와 귀는 다릅니다. 항상 열려있습니다.

코는 우리를 숨 쉬게 합니다. 숨 쉬는 것은 멈추어선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열려있는 것입니다. 숨을 쉰다는 것은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자연()과 하나 된 나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내 몸이 나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사람도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늘 귀 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세상의 소리뿐만 아니라, 내 내면의 소리 역시 항상 깨어서 들어야 합니다. 그게 귀가 항상 열려있는 이유입니다. 성경에도 귀 있는 자는 들으라는 말이 여러 번 나옵니다. 사람은 누구나 귀가 있는데 왜 그런 말을 했을까요? 이유는 명백합니다. 단순히 들리는 것(소리, 소음)만 듣지 말고, 들을 수 있는 것(시그널, 의미)을 적극적으로 들어서 이해하라는 뜻입니다.

듣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듣지 않는 사람을 표현할 때 '귀를 닫았다'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듣는다는 것은 성장하는 과정이고, 각성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건 살아있는 동안은 숨 쉬는 것과 마찬가지로 멈추면 안 되는 일입니다.

 

특히 다른 건 다 2개인데 입만 하나인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모든 창조에는 창조자의 의도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해한 의도는 이렇습니다.

 

더 신중하게 사용하라

 

귀는 듣는 거 말고는 다른 기능이 없는데도 항상 열려있지요. 반면에 입은 먹는 것도 해야 하고 말도 해야 하고, 코가 막히면 숨도 쉬어야 합니다. 미소 지을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이나 입술에 키스를 할 수도 있죠. 이렇게 하나로 많은 것을 하는 기관은 우리 몸에서 입이 유일합니다.

해야 하는 건 많은데,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자칫 남용했을 때 문제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심지어 코는 그렇지 않은데, 입으로 숨을 과하게 쉬면 과호흡 증상이 나타나면서 어지럽기도 하죠. 그러니 입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더 신중하게 하라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

나의 눈은 무엇을 더 적극적으로 보고, 또 무엇을 보지 않을지 생각합니다. 보이는 대로 보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릅니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눈을 감고, 눈이 아닌 마음으로 봐야 하는 것들을 살펴야겠습니다.

 

나의 코는 온전히 숨 쉬고 있는지, 세상과 연결된 나를 느끼고 있는지, 나는 세상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 존재이며, 내가 세상에 연결된 가장 아름다운 목적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때로는 숨을 멈추거나 천천히 호흡하며 '지금 이 순간'을 느끼겠습니다.

 

나의 귀는 항상 당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누군가를 만나면 최선을 다해 그의 말을 경청하고, 함께 사는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소음과 신호를 구분하여 더 의미 있는 것들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무엇보다 내 내면에 충만한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내 내면의 소리가 그저 나의 얕은 생각이 아닌, 깊은 지혜의 산물일 테니까요.

 

나의 입은 조금 덜 먹고, 조금 덜 말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임을 알고 실천합니다. 대체로 닫혀있지만, 꼭 필요할 때 입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지혜 중 하나라는 사실을 생각합니다.

 

▲ [사진=변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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