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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업고 튀고' 싶은 현대차…쪼개기 상장 논란 지적도

박주근 기자 | 기사입력 2024/06/19 [09:00]

'인도 업고 튀고' 싶은 현대차…쪼개기 상장 논란 지적도

박주근 기자 | 입력 : 2024/06/19 [09:00]

 

Q1. 현대차와 기아가 인도법인 상장 기대감 속에 어제, 장중 동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현대차 1株 = 290,000원…사상 최고가,주가 진단 부탁드립니다.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추진 기대감에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500원(1.62%) 오른 28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현대차는 한때 29만원까지 오르면서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각각 41.52%, 32.50%씩 올랐다. 현대차는 60조3119억원으로 국내 증시 시가총액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아는 52조9812억원까지 뛰어오르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밀어내고 시가총액 5위를 꿰찼다.

 

Q2. 1등 공신은 인도 IPO입니다. 현대차는 인도 현지법인인 현대차인도가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기업공개(IPO) 관련 예비서류(DRHP)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는데요.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17.5%를 시장에 공개 매각하는 방식입니다. 현대차는 "최종 상장 여부는 시장 상황 또는 사전 수요 예측 결과 등에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진행 사항,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해외 자회사 상장 등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했던 입장을 인도법인 상장 추진으로 명확히 한 것이다. 이번 IPO는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17.5%를 시장에 공개 매각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인도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1063억원으로 현대차 전체 매출의 약 7%에 해당한다.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판매량은 77만7876대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인도정부가 정책적으로 자동차산업을 육성하면서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548억4000만달러(약 71조3874억원)으로 성장, 세계 3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현대차 인도법인의 IPO 규모를 30억달러(약 4조1670억원)으로 전망했다.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직전 최대 규모의 IPO는 인도생명보험공사로, 조달액이 약 25억달러(약 3조4725억원)였다.

 

전문가들은 인도법인 IPO가 현대차 기업가치 재평가의 시그널로 판단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IPO를 통한 현대차의 총 자금조달 규모를 약 30억달러,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은 약 171억달러(23조7000원)로 추정했다.

 

Q3. 5월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미국 시잠점유율이 11%에 도달했고 내년에는 12%달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 목표를 상향 했는데요. 수출은 어떴습니까?

 

지난 5월 현대차와 기아를 합한 미국 시장점유율(M/S)은 11%에 도달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및 전기차(EV) 판매 증가를 통해 구조적 점유율 반등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양사는 합산 월 16만대 판매량을 기록 중이며 내년에는 월 1만5천대 판매 증가를 통해 점유율 12% 도달이 유력할 전망이다. 

 

지난달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모두 8만4402대의 차량을 팔았다. 1년 전 대비 11.6% 늘었다. 같은 기간 친환경차 판매량이 46.5% 증가한 2만424대로, 사상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2만대를 돌파했다.

 

Q4. 현대차와 기아는 연초부터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계획 수혜에 대한 기대감, 실적 개선 흐름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왔는데요. 기업 밸류업 지원계획에 대한 수혜는 어떻습니까? 주주환원, 어떻게 개선되고 있나요?

 

현대차는 올해 들어 주가가 30% 넘게 올랐지만, 14일 종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0.78배에 그친다. 두 완성차 종목의 첫 번째 상승 추세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만들어줬다. 윤석열 대통령이 1월17일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민생토론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을 천명한 이후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꼽히면서다.

 

특히 현대차는 호실적과 현금에 기반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더욱 기대된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차량 및 기타 사업 부문을 합산한 현대차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15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미 주주환원을 발표한 기아와 같은 수준의 환원율(31%)을 제시할 경우,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1조원이 될 것이다. 

 

Q5. 기업 거버넌스 이야기 이어가 보겠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가동된 올해 기업이 공시한 자사주 취득 예정 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코스닥 상장사가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부 기조에 발맞춰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올해 들어 국내 상장사가 전날까지 공시한 자사주 취득 예정 금액은 2조211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조 7200억원보다 5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 기간 가장 큰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은 기아였다. 기아는 지난 1월 25일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5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완료한 뒤 그중 절반(50%)을 소각하겠다고 공시했다.

 

금융지주들도 올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지난 2월 올해 1분기 중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우리금융지주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잔여지분을 전량(약 1400억원)을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공시했다.

 

Q6. 현재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업계 반응은 다소 갈리는 모습입니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하자 재계가 강력 반발에 나선 것인데요. 상법 382조 3항에 따르면 기업의 이사는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회사 외에 ‘주주’를 위해야 한다는 규정을 넣어 일반 주주들을 보호하겠다는 것인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밸류업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로 평가받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중장기에 걸친 주가 상승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와 관련한 방안을 마련해 공시해야 한다. 현재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업계 반응은 다소 갈리는 모습이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하자 재계가 강력 반발에 나선 것이다.

 

상법 382조 3항에 따르면 기업의 이사는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회사 외에 ‘주주’를 위해야 한다는 규정을 넣어 일반 주주들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Q7. 지난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기업 지배구조 정책 세미나에서 “쪼개기 상장과 같이 전체주주가 아닌 회사나 특정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례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며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도 국내 자본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후진적인 기업 지배구조를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쪼개기 상장’, 시장에 어떠한 악영향을 끼치나요?

 

쪼개기 상장은 기업의 핵심사업을 분리해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20년 LG화학이 베터리 사업을 분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한 것도 쪼개기 상장의 한 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모회사인 LG화학의 주가는 폭락했다. 이처럼 쪼개기 상장은 핵심 사업 이탈로 모회사 주가가 하락해, 모회사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적 받기도 한다.

 

우리 자본시장에서는 이 같은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다. 카카오뱅크·페이 등 알짜 자회사를 따로 상장한 카카오와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팜 등을 뗀 SK, 두산로보틱스를 분리한 두산도 쪼개기 상장 사례 중 하나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상법 개정을 통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이 괴리되는 측면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견제장치를 마련하고, 주주 보호 법제화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재계는 상법 개정이 될 경우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액 주주들의 경우 회사의 장기적인 전망보다는 배당과 같은 당장의 이익 분배를 요구할 수 있는데 이사가 이를 충족하는 경영전략을 펼치지 않을 경우 상법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모든 주주의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이사가 경영 방향성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Q8. 지난달 24일 정부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발표했습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 ▲소통 등 다섯 항목을 포함한 계획을 공시해야 하는데요. 그러나 현재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율은 저조한 상황입니다. 어떠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습까? 

 

14일자 기준으로 현재까지 참여한 기업은 세 곳 밖에 되지 않는다. KB금융, 키움증권, 에프앤가이드가 전부다. 이 중 KB금융의 경우에는 단순한 안내 공시로 사실상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한 상장사는 2곳에 불과하다.

 

Q9.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이 필요할까요?

 

키움증권은 지난달 28일 ‘2024년 키움증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키움증권의 밸류업 계획이 지난 3월 공정공시를 통해 공시한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방안과 큰 차이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1호 공시 기업’ 타이틀을 위한 ‘알맹이 없는 공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번 공시에서 3개년 중기 목표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15%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주주환원율 30%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달성 등을 목표로 내놨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세부 계획으로는 ▲온라인·금융 투자 플랫폼 출시, 연금사업과 단기금융업 진출 ▲북미·동남아 등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등을 꼽았다. 초대형IB인가를 받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문제는 이 중 ROE·주주환원률 달성 목표가 지난 3월 공정공시 내용과 동일하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초대형IB 인가를 바겠다는 부분도 키움증권이 수년째 추진 중인 사업으로 색다른 내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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