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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웅 중구난방] ‘장진호 전투’의 숨은 공신, ‘투시 롤’

김대웅 | 기사입력 2023/03/12 [14:59]

[김대웅 중구난방] ‘장진호 전투’의 숨은 공신, ‘투시 롤’

김대웅 | 입력 : 2023/03/12 [14:59]

▲ 김대웅 문화평론가, 작가[사진=리더스인덱스]  ©


[김대웅 중구난방]  투시 롤(Tootsie Roll)’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전투식량으로도 지급되었으며, 간식 이외에 군수물자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가령 추운 겨울 적의 총탄에 연료통이 구멍이 나면 임시로 투시 롤을 입으로 녹여 구멍을 틀어막았다. 그러면 금세 얼어 용접한 것 못지않았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이 일본의 항복으로 끝나고 5년 뒤인 19506·25전쟁이 터졌다. 3년에 걸친 이 전쟁에서 특히 장진호(長津湖) 전투20175월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박물관>에 기념비가 건립될 정도로 가장 참혹했던 싸움이자, 미국 해병대 창설 이후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기록되어 있다.

 

이 전투는 19501127일부터 1211일까지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 부근에서 미 해병대와 육군이 중공군 7개 사단 12만 병력의 포위를 뚫고 흥남으로 철수한 작전이다. 

 

▲ [사진=김대웅]  ©


이 장진호 전투에서 있었던 일화 중 하나가 바로 투시 롤때문에 생겨났다. 중공군에 포위된 채 고전을 면치 못하던 미 해병대 제1사단 박격포 부대의 통신병이 탄약 보급부대에 긴급하게 무전을 쳤다.

지금 초콜릿 사탕이 떨어지기 일보직전이다. 더 이상 남아 있는 초콜릿 사탕이 없다. 긴급하게 초콜릿 사탕을 지원해주기 바란다.” 

 

후방 지원부대의 통신병은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적군에 포위된 부대에서 초콜릿 사탕을 보내달라고 긴급 요청을 했으니 통신병은 무전 내용을 그대로 보급대에 전달했다. 그래서 수송기들이 수백 상자의 초콜릿 사탕을 싣고 장진호 주변을 포위한 중공군의 대공 사격을 피해 낙하산으로 사탕을 투하했다. 박격포탄을 학수고대하던 부대원들이 황급이 달려가 보급품 상자를 열어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들이 초콜릿 사탕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진짜 사탕을 보내주면 어쩌자는 거야?”

박격포 부대 통신병이 무전으로 요청한 것은 분명히 초콜릿 사탕이었다. 그것도 분명하게 투시 롤이라는 초콜릿 사탕을 요구했다. 하지만 투시 롤은 당시 박격포탄을 일겉는 해병대원들의 속어였다. 부대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초콜릿 사탕이 아니라 60밀리미터 박격포탄이었던 것이다. 중공군에 포위된 상태에서 도청을 피하기 위해 해병대 속어를 써서 박격포탄을 요청한 것인데, 진짜 초콜릿 사탕 수백 상자를 투하한 것이다. 

 

탄약이 떨어진 부대에 사탕만 잔뜩 보냈으니 부대원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장진호 전투에 참가했던 해병대원의 회고에 따르면, 후방의 통신병이 신참이라서 투시 롤이 박격포탄의 암호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제1사단 해병대원들은 이때까지만 해도 부족한 탄약 대신 보급받은 초콜릿 사탕이 박격포탄보다 더 유용하게 쓰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영하 30도 이하의 강추위 속에서 전투식량이 얼어붙어 먹지 못했을 때 투시 롤은 입에 넣어 녹여 먹을 수 있었고 칼로리도 충분히 보충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해마다 열리는 장진호 전투 참전 용사들의 기념식에는 <투시 롤 인더스트리>에서 기증한 투시 롤이 제공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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