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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가계대출 불안에 기준금리 못 낮춰"…11일 또 동결될 듯

장현준 기자 | 기사입력 2024/07/08 [09:30]

"환율·가계대출 불안에 기준금리 못 낮춰"…11일 또 동결될 듯

장현준 기자 | 입력 : 2024/07/08 [09:3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리더스팩트 장현준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다시 3.50%로 동결하고 긴축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목표 수준(2%)에 근접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과 가계대출 등이 여전히 불안한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보다 앞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먼저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연준이 9월부터 연말까지 한두 차례 정도, 한은은 이후 10월이나 11월 한 차례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봤다. 하지만 물가·환율·가계부채·부동산 등의 상황에 따라 인하 시점이 아예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됐다.

 

8일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모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2월 이후 12차례 연속 동결이다.

 

우선 통화정책 제1 목표인 물가의 경우, 점차 안정되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낮출 만큼 2% 안착을 확신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공통적 진단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개월만에 가장 낮은 2.4%까지 떨어졌지만, 환율 문제(원화 절하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도 있고 공급 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 정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고 한은이 당장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가 우려가 남아있어 추가 물가 상승률 하락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고,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당장 인하를 단행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를 당장 내리지는 않더라도, 금통위가 '지금까지 물가 경로가 전망에 부합하고, 이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인하 논의가 가능하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의결문이나 이창용 총재 언급 등을 통해 내놓을 가능성은 거론됐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답변이나 금통위 의결문에서 한은이 더 이상 물가의 상방 위험을 강조하지 않고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이나 인하 논의가 임박한 사실을 간접적으로 내비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금융연구실장도 "이번 금통위 직후 이 총재가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섞어 말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어느 정도 충분히 진행됐고, 앞으로 다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안예하 선임연구원은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가 2.15% 수준으로 둔화한 만큼, 금통위 안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개연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썩이는 환율과 가계부채 등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망설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거의 1,400원에 이를 만큼 높은 상황인데, 절대 수준보다 사실 변동성이 더 큰 문제"라며 "만약 금리를 내리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 지금도 역대 최대 수준(2.00%p)인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더 확대되면 원화 환율 시장이 더 취약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도 "지난해보다도 환율 시장 상황이 더 나쁘다. 올해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가 예상외로 강하고 5월 경상수지 흑자가 2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인데도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400원 근처에서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까지 낮춰 환율이 더 오르면 한은은 적지 않은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한은이 항상 가계부채를 많이 걱정하는데, 지금처럼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데 기준금리까지 낮춰주는 것은 다소 모순적 결정"이라며 "더구나 최근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 등으로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아무리 기준금리를 낮춰도 대출자들이 이자 부담 경감을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정책의 '엇박자'를 걱정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 추세가 그대로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작년 대비 5%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계속 가계대출이 빠르게 불어나면 금리 인하 시기가 더 불확실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9월) 이후 가계대출 흐름이 한은의 인하 시점 논의 과정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만 따져도, 지난달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5조3천415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이달 들어 나흘만에 다시 2조1천835억원이나 불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연준이 일러야 9월 이후 한 두차례, 한은은 4분기 한 차례 정도 금리를 낮추고 해를 넘기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했다.

 

안예하 선임연구원은 "연준은 9월 첫 인하를 시작해 연내 0.25%포인트(p)씩 두 번, 0.50%p 낮추고 한은은 10월 한 차례 0.25%p 내릴 것"이라며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인하라기보다 높은 물가에 대응한 통화 긴축적 환경을 완화하는 목적인 만큼 두 나라에서 모두 제한적 수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에 근접하면서 연준이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9월에 한 번, 정치적 불확실성을 피해 대선 이후 12월에 또 한 번 각 0.25%p 인하할 것으로 본다"며 "한국은 올해 10월 0.25%p 한 차례 인하만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는 한은의 8월 조기 인하, 연내 인하 무산 등의 가능성도 거론했다.

 

허 경제금융연구실장은 "미국은 최근 고용지표를 고려할 때 9월, 12월 두 차례에 걸쳐 0.25%p씩 총 50bp 인하할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 메시지를 봐야겠지만, 한은의 경우 8월에 먼저 내린 뒤 연말까지 두 번 낮출 가능성도 있다. 만약 8월에 내리지 않으면 4분기에 한 차례만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한은의 '10월 또는 11월 인하'에 무게를 두면서도 "연준의 인하가 늦춰지거나 인하 보폭이 크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물가·가계부채·환율 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 한은이 아예 인하를 내년으로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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