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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총 위크...관전 포인트는? [이슈체크]

박주근 기자 | 기사입력 2024/03/19 [16:05]

슈퍼주총 위크...관전 포인트는? [이슈체크]

박주근 기자 | 입력 : 2024/03/19 [16:05]

 

1. 12월 결산법인의 주총 시즌이다.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이번주 주총을 여나?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 이 기간 주총을 개최한 상장사의 비율은 2019년 90.4%에서 2020년 82.6%로 잠시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91.8%, 2022년은 92.3%, 지난해에는 무려 94.2%에 달했다. 상장사 2,614개사 가운데 371개사가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정기 주총을 개최합니다.

 

특정 요일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2019∼2023년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주총 개최 요일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열린 전체 주총 중 31.9%는 금요일에 열렸다.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2월 결산 상장사의 주식을 소유한 개인 주주는 총 1403만명이며, 이들은 평균 5.97개 종목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개인 주주들이 평균 약 6곳의 주총에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할 권리를 지니고 있는데도 주총이 같은 날 한꺼번에 개최되면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다 못하게 되는 것이다. 주주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셈이다.

 

2. 이렇게 주총을 한꺼번에 열면 일정이 겹쳐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들이 많다. 전자투표를 활성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문제 해소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주주가 주총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사전에 전자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도가 2010년부터 시행된 상태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활성화하지 않고 있다.

앞선 2022년 전자투표 행사율이 10.09%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11.62%를 기록하는 등 답보 상태다.

 

3. 이번  주총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이슈는 뭐가 될까?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키워드는 단연 주주환원이 될 전망이다. 

 

 상장사들은 이미 주총 전부터 각종 주주환원책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 상장사 21곳이 3조원 이상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는데, 1년 전보다 8배가 넘는 규모이다.

 

올해 들어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도 12곳, 지난해 연간 주식분할 기업이 15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겁니다. 이렇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각종 '당근'을 꺼내 들고 있지만, 주주환원을 더 강화하라는 행동주의펀드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2021년 주주제안 기업 및 안건은 각각 34개사, 168건에 그쳤지만 지난해 50개사, 195건으로 각각 늘며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은 확대되는 추세이다.

 

4. 행동주의 펀드 이슈로 들어가 본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가 가장 첨예한 논란을 일으킬 기업들은 어디인가?

 

금호석유 화학도 상황은 비슷하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보유 자사주(지분 18.4%) 전량을 소각하라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후 금호석화는 향후 3년간 자사주 50%를 분할 소각하겠다고 밝혔지만 차파트너스는 100% 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삼양그룹 계열사 삼양패키징 은 VIP자산운용으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부양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담배회사 KT&G는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의 타깃이다. FCP는 KT&G가 1조원 상당의 자사주를 공익재단에 출연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최근 전·현직 이사진을 상대로 1조원대 배상 소송을 예고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8월부터 KCGI자산운용으로부터 자사주 소각, 감사위원 선임 절차 개선 등을 요구받아 왔다. 얼라인은 KB·신한·하나·우리·JB·BNK·DGB금융지주 등 7곳에 주주환원 정책을 실적에 맞춰 이행하라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인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나 소액주주운동단체의 표적이 된 국내 기업 수는 지난해 73개로 2020년 10개, 2022년 49개에서 크게 늘었다. 이는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

 

5. 삼성물산에선 행동주의 펀드가 왜 패배했는지?

 

삼성물산 정기주총의 주요 쟁점은 행동주의펀드 연합이 요구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안건이었다. 행동주의펀드 측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각각 주당 4500원, 4550원을 현금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5000억원어치를 매입하라고 했다. 이들이 제안한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 규모를 합치면 약 1조2364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이 결정한 배당 규모는 각각 보통주 2550원, 우선주 2600원이다.

 

투표 결과 주요 기관과 소액주주들은 대부분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요구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배당안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 가운데 77%가 반대 또는 기권했다. 자사주 매입 안건은 82%가 반대·기권표를 던졌다. 전날 국민연금공단은 행동주의펀드의 요구가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소액주주들도 이날 주총장에서 “자사주 취득에 쓸 돈으로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행동주의펀드가 표결에선 패배했지만 적지 않은 표를 얻었다는 점은 최근 주주환원 확대 목소리가 커진 게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행동주의펀드 연합을 대리한 법무법인 린은 주총 직후 “표결에선 패배했으나 제시한 안건에서 20%에 가까운 기관투자가들과 소액주주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6. 국민연금의 역할도 주목을 끈다. 이번 KT&G  방경만 부사자의 대표 이사 선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했는데 왜 반대하는 걸까?

 

정부와 행동주의펀드, 의결권 자문사가 동시에 KT&G CEO 선임에 한목소리로 반대하는 건 초유의 일이다. 2018년 백복인 사장 연임 문제가 나왔을 때 기업은행은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ISS가 찬성을 권고하면서 백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9년 간 KT&G 대표이사를 맡아온 백 사장의 후계자로 꼽히는 방 후보는 지난달 22일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통해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앞서 12일에는 KT&G의 1대 주주 기업은행이 경영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방 후보의 사장 선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기업은행의 대주주가 정부(기획재정부)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정부가 방 후보를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방 후보의 수석부사장 재임 기간에 KT&G 영업이익이 20% 이상 줄었고 사외이사의 외유성 출장 등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ISS는 KT&G 주주들에게 방 후보 선임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다. ISS는 보고서에서“회사의 경영 성과 악화에 직접적인 역할을 미친 임원을 사장 후보로 선택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KT&G 지분 약 6%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해 KT&G 주식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면서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바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방 사장 후보 선정 이후 지분 매입을 지속하며 현재 약 44%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 방경만 부사장측 반론은 ?

 

KT&G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ISS가 FCP로부터 받은 자료에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ISS에 통지했으나 이에 대한 고려나 응답 없이 FCP 웨비나가 종료된 직후 의안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며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ISS 분석은 상당 부분 FCP가 제공한 사실과 다른 데이터와 주장을 인용하고 있다"며 "신뢰성이 결여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FCP 주장에 일방적으로 동조한 결과를 내놓은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8. 가족 간의 분쟁을 겪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고려아연, 금호석유화학, 한미약품등이 대표적인데 어떻게 보시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집안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집안이 18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정면으로 부딪친다. 양측은 정관 변경과 배당 규모를 두고 표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양 가문이 특정 사안을 두고 주총에서 표대결을 펼치는 것은 75년 동업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고려아연은 19일 오전 9시 서울 영풍빌딩에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서 다뤄질 핵심 안건은 ‘정관 변경의 건’과 ‘현금 배당안’이다. 정관 변경안은 국내 법인에 대해서도 ‘제3자 유상증자’를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고려아연 정관은 외국 합작법인을 대상으로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허용하고 있는데, 국내 법인도 유상증자 참여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게 고려아연 측 계획이다.

 

22일엔 금호석유화학 주총이 예정돼 있다. 금호석화에선 2021년, 2022년 잇따라 숙부인 박찬구 금호석화 명예회장을 상대로 분쟁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해임된 박철완 전 상무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잡고 다시 주주제안을 한 상태다.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는 주총 결의에 의해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기존 보유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것을 요구하는 등 주주환원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에 금호석유화학 경영진은 자사주 50%를 3년간 분할 소각하고, 500억 원 규모의 소각 목적 자사주도 6개월간 취득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OCI그룹과 통합을 결정한 한미약품그룹도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해 28일 열릴 주총에서 표 싸움이 예고됐다.

 

한미약품그룹의 장·차남인 임종윤 형제는 지난달 법원에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데 이어 정기 주총에서 임종훈 사장 등 6명의 이사를 추천하는 의안을 상정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8. 금융지주들의 주총도 관심이죠. 쟁점이 될 만한 곳은 어디인가?

 

올해 4대 금융지주 주총은 신규 이사 선임 등 이사회 재편과 주주환원 강화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DGB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황병우 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를 선임할 예정인 가운데 JB금융지주는 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사외이사와 비상임이사 후보 5명 추천안을 두고 치열한 표대결이 벌일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KB국민·하나·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2일, 신한금융지주는 26일, 지방 금융지주인 DGB금융과 JB금융은 오는 28일에 각각 주총을 열 예정이다. 4대 금융지주의 경우 신규 이사 선임안이 주요 이슈다.

 

KB금융은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재선임, 사외이사는 2명을 재선임하고 1명을 신규 선임한다. 하나금융의 경우 그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1인 체제였던 사내이사 자리에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하나금융 사내이사는 3인 체제로 확대된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도 8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면서 이사회 결의대로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하나금융 이사회는 금융권 최대 규모인 1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신한금융은 이번에 재선임 7명, 신규 2명 등 9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의 주요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비중(33%)이 그대로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구성을 6명에서 7명으로 늘린다.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지주 이사회에 합류시키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원톱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에 맞춰 4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책도 이번 주총의 키워드다.

 

KB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153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고 이를 주총에서 승인받을 계획이다. KB금융은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결의해 주주가치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인 주당 525원의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소각은 규모는 1500억원, 하나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600원의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소각은 3000억원 규모로 각각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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