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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성 마이웨이] 재미 작가 이매자의 소설 <음천>

김홍성 | 기사입력 2024/03/31 [09:15]

[김홍성 마이웨이] 재미 작가 이매자의 소설 <음천>

김홍성 | 입력 : 2024/03/31 [09:15]

▲ 김홍성 시인, 작가 [사진=리더스인덱스]  ©


[김홍성 마이웨이]재미 작가 이매자의 소설 <음천>

 

우리들의 이데올로기

한국의 근대사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현대사는 1945년 해방 이후를 말한다.

나는 가끔 현대라는 단어의 즉시성에 매달린다.

재미 작가 이매자의 소설 음천을 읽으면서 다시 또 붙들렸다.

한국의 여성이 인간으로 대우받게 된 기점을 언제부터로 해야 할까?

 

소설의 첫 장부터 충격적이었다.

수양은 첫날밤도 치르지 못하고 쫓겨난 소박 때기다.

친정으로 돌아와서 8년을 지내다 19496는 첩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시집갈 집은 손이 없어 여자아이를 업둥이로 키우고 있다.

엄마는 씨받이로 들어가는 내게 당부한다.

이번엔 그때하고 비교도 할 수 없이 힘들 거다. 첩으로 들어가니, 그 남자의 여편네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소나무같이 싱싱하게 살아있는 집이니

본처인 음천은 한 번 유산을 한 이후 임신이 되지 않는다. 삼대독자 남편이 죽으면 제사는 누가 지내준단 말인가? 작은 집을 들여 아들을 낳아야 하는 이유다.

 

첩을 들이다니, 죽고 싶은 마음이지만 수천수만의 여자들이 이런 일을 겪었다. 참아야 한다. 아니 참아내야 한다. 남편과 작은 집의 신방을 도배하고 치우며 내일 그녀가 오면 잔치국수를 먹일 생각을 한다.

가장인 귀용은 트럭 운전사다. 아내 음천을 사랑한다. 아내가 아닌 여자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내 몸은 음천에게만 반응한다. 어머니가 업둥이 문제로 사흘을 몸져눕자 나는 첩을 들이기로 결심했다. 아내는 가슴에 얼굴을 부비며 울었다. 세상은 내게 아들을 낳아야 한다고 압박하지만 전쟁의 기미로 흉흉하다. 손을 이으면 여자를 버려도 되지만 나는 나쁜 놈이 되고 싶지 않다.

 

등장인물들의 관점에서 쓰인 소설은 선악의 기준을 사회적 전통에서 찾는다.

가부장제는 남성의 무흠결성에서 출발한다.

자식이 없는 것도, 살림을 못 하는 것도, 감정을 표출하는 것도 다 여자의 잘못이다.

문 앞에 버려지는 업둥이들도 거의 딸이고, 집에서 내쳐지는 가족도 여자들이다.

똑똑해도 미련해도 여자들의 운명은 관습에 의해 결정되었다.

 

여자들이 고통과 체념으로 운명을 받아들이던 그때, 한국전쟁이 일어난다.

나는 늘 전쟁이 가치관의 변혁을 주도한다는 생각을 해왔다.

여성의 권리가 도약했던 지점은 전후가 아니겠는가.

 

전쟁은 가부장제 사회를 위협했으니 생존으로 억세진 여성들을 사회가 통제하는 방법은 유교 정신이었다. 현모양처의 조작된 이데올로기는 남성 사회가 전통을 지키려는 안간힘으로 보인다.

여성의 심리 묘사가 섬세하고 시대의 변화를 여성의 관점으로 읽는 시선이 탁월하다..

 

소설은 1949년부터 1960년까지 전통과 전쟁을 배경으로 여성들의 권리와 사회의식의 변화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후기에서 작가가 직면하는 것도 끓는 쇳물에 여자아이를 던져 주조한 에밀레종이다.

음천音天1부와 2부를 전쟁 전전쟁 후로 나누는데 재미있다.

스포를 누설하고 싶어 손이 근질거린다.

 

이매자 작가는 이 소설로 포어워드 리뷰스선정 올해의 출판상’(다문화 부문, 군사와 전쟁 부문), USA 베스트 책(역사소설과 문화소설 부문)에 선정되었다. 소프 멘 문학상 우수상Thorpe Menn Literary Excellence Award과 미국 독립출판도서상Independent Publishers Book Awards(전자책 소설 분야)을 수상했다. (발췌 김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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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Going To Make A Cake

https://youtu.be/zH2uqvFzErA?si=qthFB0KEIkSLBYT6

 

▲ [사진=김홍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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