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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기술나눔으로 중소기업과 상생 펼쳐

- 그린폴 기술 중소기업의 새로운 활력으로

노지호 기자 | 기사입력 2022/05/26 [14:50]

포스코, 기술나눔으로 중소기업과 상생 펼쳐

- 그린폴 기술 중소기업의 새로운 활력으로

노지호 기자 | 입력 : 2022/05/26 [14:50]

[리더스팩트 노지호 기자] 포스코그룹은 2017년부터 정부의 기술나눔 프로그램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지난 5년간 241개사에 특허 564건을 무상으로 이전했다.

 

포스코그룹에서 탄생해 제 역할을 다한 기술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가 자리를 잡았고, 포스코그룹은 기술의 씨앗이 새 환경에서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도왔다. 그 결과 기술이전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특히 포스코그룹의 필요에 따라 개발한 기술들이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이종사업 간의 시너지는 끊임없이 미래 사업을 개척해나가는 포스코그룹에도 큰 의미가 있다.

 

 

■ 기술나눔 주요사례 : 그린폴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의 해답으로 이어지다

 

 포스코그룹 기술나눔을 통해 효율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국책과제에도 선정되는 등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대표적 사례를 소개한다. 충남 천안시에 있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 그린폴이다. 김명기 대표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점점 심각해질 것으로 판단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고자 2000년에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시작했다.

 

술나눔을 통한 주요 성과로는 그린폴(대표이사 김명기)을 들 수 있다. 그린폴은 2000년에 창업한 충남 천안에 있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이다. 그린폴은 재활용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플라스틱 선별’이라는 과제에 맞닥뜨렸다.

  선별파쇄세척건조를 마친 재활용 소재는 열을 가해 녹인 후 가래떡처럼 뽑아내 냉각시키고소재를 일정 크기의 입자로 잘게 잘라 원재료로 투입한다.

 

선별해야 하는 플라스틱의 종류가 많은데다, 포장재나 음식 용기 등 다른 플라스틱 소재가 섞이면 재생 원료의 품질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크기가 작거나, 오염된 소재, 여러 소재를 혼합한 복합소재는 재활용이 어려우며, 분리배출표시가 없는 경우 재질을 판별하기 어렵고 부피와 양도 작아 재활용 경제성이 낮다.

 

손으로 재활용품을 재질 별로 구분한 뒤 따로 파쇄해 사용하면 선별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육안으로 선별이 어렵거나 여러 소재가 뒤섞여 있어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도 생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전 선별 기술*’을 검토했다.

 

*   다른 종류의 두 물체를 마찰시키면 한 물체는 전기적으로 (+)극성을 띠고, 다른 한 물체는 (-)극성을 띠며, 각 물체는 마치 자석처럼 다른 극성을 띤 물체에 이끌리는 원리를 이용하는 방식

 

이 방법을 활용하면 초기에 물체를 재질별로 선별할 필요 없이 한꺼번에 파쇄한 뒤 선별기에 통과시키기만 하면 분리가 완료되므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상용화된 정전 선별기가 없었고, 해외에서 장비를 도입하자니 설비 비용이 너무 컸다. 게다가 이 규모의 사업체에서 연구개발비용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기도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재활용 소재가 가래떡처럼 뽑히고, 작은 입자로 잘게 잘린 모습이다."

 

 - 포스코그룹 기술 나눔으로 정전 선별 특허부터 국책과제 선정까지

 

그린폴은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지원하는 기술나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공여 대상 특허기술 중 포스코에서 개발한 ‘이중컨베이어형 정전 선별유닛 및 이를 이용한 정전 선별기’ 기술을 알게 되었다. 이 기술은 포스코에서 제철용으로 사용하는 미분상태의 석탄에서 자력을 사용해 회분*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선별파쇄세척건조를 마친 재활용 소재는 열을 가해 녹인 후 가래떡처럼 뽑아내 냉각시키고소재를 일정 크기의 입자로 잘게 잘라 원재료로 투입한다.© 포스코제공

*  회분 : 석탄에 함유된 무기질이 연소된 후 재로 남은 것.

 

‘이중컨베이어형 정전 선별유닛 및 이를 이용한 정전 선별기’는 제철용 석탄 중 저등급 석탄의 활용도와 공정 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 포스코가 개발한 기술이다. 정전 선별기술은 석탄입자와 회분입자를 마찰시켜 서로 다른 전하를 갖도록 한 뒤 음극·양극판 사이로 통과시켜 양전하를 띤 입자는 음극판으로, 음전하를 띤 입자는 양극판 방향으로 이동시켜 분리하는 기술이다.

 

그린폴은 포스코에서 제공한 특허기술에 힘입어, 그린폴은 고려대학교 정재화 교수팀과 협업을 추진했다. 고려대학교와 그린폴은 포스코의 정전 선별기 개념을 발전시켜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컨베이어벨트 방식 대신 혼합된 재활용 소재를 양 전극 사이로 자유낙하 시켜 분리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파쇄한 재활용 소재는 1m가 넘는 전기장 영향권 사이를 낙하하며 분리돼 하단의 용기에 나눠져서 담기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는 국책연구과제에 지원,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고려대학교 가속기ICT융합관에 설치된 파일럿 선별기(왼쪽)와 파쇄된 뒤 분리돼 용기에 담긴 재활용 소재들. © 포스코 제공

 

◆그린폴·고려대학교·포스코의 협업, 플라스틱 정전 선별기 탄생

 

그린폴의 연구 과제가 국책 과제에 선정되고, 예산을 지원받아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무상으로 기술나눔을 해준 포스코가 있었다.

▲   고려대학교 가속기ICT융합관에 설치된 파일럿 선별기(왼쪽)와 파쇄된 뒤 분리돼 용기에 담긴 재활용 소재들.

 

고려대학교와 그린폴은 포스코의 정전 선별기 개념을 발전시켜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컨베이어벨트 방식 대신 혼합된 재활용 소재를 양 전극 사이로 자유낙하 시켜 분리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파쇄한 재활용 소재는 1m가 넘는 전기장 영향권 사이를 낙하하며 분리돼 하단의 용기에 나눠져서 담기게 된다.

 

경계를 뛰어넘는 나눔의 힘, 철강산업에서 태동한 기술의 씨앗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에서 꽃피우다

 

현재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내 실험동에서 파일럿 설비 검증 중이며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2022년 8월에는 설비를 그린폴 공장으로 옮겨 설치를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린폴은 신규 설비 도입을 앞두고 공장 건물도 새롭게 건설했다. 포스코 기술을 바탕으로 고려대와 함께 개발한 플라스틱 정전 선별기 체계와 지금 개발 중인 철·비철금속 선별기가 갖춰지면 대한민국의 재활용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적 토대와 사업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 예상한다. 특히 정전식 플라스틱 선별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그린폴 공장과 사무실을 배경으로 김명기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명기 대표 뒤사진 가운데가 정전 선별기를 신설할 신축 공장이다.© 포스코 제공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영업이익을 할애해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몸소 깨달았다. 그린폴의 연구 과제가 국책 과제에 선정되고, 예산을 지원받아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무상으로 기술나눔을 해준 포스코가 있었다.

 

아직 설비를 완벽하게 갖추지 못한 지금도 플라스틱 용기 활용이 많은 기업에서 그린폴에 협업 제안을 자주 해온다. 그린폴의 노력과 목표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린폴은 의미 있는 과정을 거쳐 개발한 새로운 재활용 선별기술을 이른 시일 내에 안정화시키고, 자원 재활용 저변 확대에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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