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힘이 없고 목이 시원치 않아서 예전처럼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일부러 마당에 세워둔 차 안에 들어 앉아 성의껏 불렀다.
수화기 속에서 들려 오는 박수와 환호성에 고무되어 청하지도 않은 노래를 한 곡 더 불렀다. 옛날에 아버지께서 간혹 부르셨던 노래, 제목은 모르지만 가사는 대략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오너라 동무야 강산에 다시 때 돌아와 꽃이 피고 새 우는 이 봄을 노래하자 놀면서 동무들아 모두 다 모여라 춤을 추자 봄노래 부르자 ......
내가 들었던 아버지의 노래는 늘 이 노래였다. 마지막으로 들었던 때가 언제였는지 생각해 보니 아버지 칠순 무렵, 즉 이십 년 전이 아닌가 생각된다. 차 안에 들어 앉아 이 노래를 부르고 났더니 코가 시큰해지더라.
아버지 연세는 올해 89세. 기분 좋으실 때를 틈 타서 내가 부르는 걸 들려 드리고 제대로 불렀는지를 여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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