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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구원투수 등판! 40대 첫 여성CEO 정신아

박주근 기자 | 기사입력 2023/12/19 [10:00]

카카오 구원투수 등판! 40대 첫 여성CEO 정신아

박주근 기자 | 입력 : 2023/12/19 [10:00]

 

Q. 카카오, 대표 교체...물갈이 신호탄 되나?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가 대표를 전격 교체하며 인적 쇄신에 나섰다. 카카오는 13일 오전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48)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신아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카카오 안팎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 문화를 바꾸는 역할은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이 맡고, 정 대표는 회사 사업과 운영 전반을 이끌 것으로 보여 사실상 ‘투톱 체제’라는 해석이 나온다.

 

카카오 안팎에서는 정 대표의 취임이 카카오 쇄신과 경영 정상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7주째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하는 등 내부 개혁에 힘쓰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경영진 사이 내홍까지 일어나는 등 잡음만 커지고 있다.

 

정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인공지능(AI)·로봇 등의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쇄신을 위해 외부 인사 영입도 고려했지만 카카오 내부 사정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며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카카오를 잘 아는 내부 인사 가운데 정한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가 SM엔테테인먼트 인수전 당시의 주가 시세조종 혐의, 카카오택시 독과점 등 사회적 논란과 사법 리스크로 위기에 빠진 뒤 차기 대표로 유력하게 꼽혀왔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계열사 대표나 임원 등 요직에 김 위원장 인맥 위주의 인사를 하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남궁훈·여민수·이석우·임지훈·조수용·홍은택 등 전 카카오 대표 모두 김 위원장과 친분이 깊다. 하지만 비교적 늦게 카카오에 합류한 데다 계열사에서 일해온 정 대표는 김 위원장의 ‘인맥 카르텔’에 속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 대표는 연말까지 회사 구성원들의 쇄신 요구와 방향성을 들은 뒤 내년 초 계열사 대표와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가 컨설팅 회사 출신인 데다, 사업 발굴·투자 전문가라는 점 때문에 카카오 구조조정에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어발 확장으로 비판받았던 카카오 계열사 매각과 통폐합 과정을 정 대표가 진두지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독과점 논란을 빚어 온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택시업계와 만남을 갖고 새로운 택시 가맹 수수료 방안에 합의했다. 3~5%였던 실질 수수료율을 2.8% 수준으로 낮추고, 배차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골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단체와 택시 업계의 발전과 관련해 논의할 수 있는 ‘택시 발전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기존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 운임의 20%를 수수료로 받는 대신, 가맹 택시들이 운행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광고·마케팅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운행 매출의 15~17%를 돌려줬다. 개선안은 수수료율을 2.8%로 일괄 낮추는 식으로 구조를 단순화한 것이다.

 

 

또 카카오 캐릭터를 차에 두르는 외관 광고도 상품화해 택시 사업자의 추가 수익 구조를 마련하기로 했다. 배차 시스템도 택시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개선하기로 했다.

 

Q. 카카오, 김범수의 인맥경영에 대해?

 

임원인사를 보면 그 기업이 나아갈 길이 보인다. 이 문장은 거의 모든 기업, 특히 그룹 단위로 커진 대기업집단에게는 거의 들어맞는 이야기다. 회사가 인력을 어떻게 배치하는지는 그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곤 한다.

 

카카오는 기업의 문을 연지 10년이 조금 넘는 신생 기업이고 IT벤처기업으로 시작한 기업이지만 이미 그 규모는 어지간한 대기업집단에 맞먹게 성장했다. 이제 카카오가 아니라 카카오그룹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계열사도 많다.그렇다면 카카오의 인재 활용방식은 그에 맞게 진화하고 있는 것일까? 아쉽지만 카카오는 아직까지 인사를 통해 카카오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 본사의 인사를 살펴보면 여전히 카카오는 상황에 따라서 유능하면서 김범수 창업주의 신임이 두터운 사람을 리더에 앉히는, 소위 ‘벤쳐’식 인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카카오의 CEO를 맡았던 사람들을 쭉 훑어보면 모두 김범수 창업주와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민수 전 대표와 조수용 전 대표, 그리고 현재 대표인 홍은택 대표는 NHN에서부터 김범수 창업주와 매우 가까운 사이었던 인물들이고 남궁훈 전 대표는 김범수 창업주와 한게임을 함께 만든 사람이다.

 

실제로 카카오 노동조합은 올해 8월에 노조 설립 이후 첫 공동행동에 나섰는데, 카카오 위기의 책임을 김범수 창업주에게 “김범수 창업주가 초래한 인맥 경영의 한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물론 사기업이 오너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을 중용하는 것이 잘못된 일도 아니고, 지금까지 언급된 사람들 모두 이미 능력을 검증받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문제는 카카오가 인사를 통해서 명확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사는 IT기업의 대표로서는 매우 드물게 무려 영어영문학과를 나왔다.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기업 홍보팀, 엠파스 등을 거친, 말 그대로 ‘경험 퀸’이다. 김상현 전 네이버 대표이사는 한 전 대표를 두고 “네이버 서비스의 구석구석 모르는 것이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한 전 대표를 네이버의 대표이사에 앉혔다는 것은, 네이버가 검색엔진 기업에서 벗어나 커머스, 콘텐츠 등을 아우르는 종합 IT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비전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현 대표인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를 선임한 것 역시 네이버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 최 대표는 기업 인수합병 전문 변호사 출신이며 네이버에서는 해외 전략파트를 맡았던 인물이다.네이버는 이제 내수 기업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 그리고 그 진출 방법 가운데 가장 유력한 방법은 인수합병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실제로 최 대표는 네이버 대표이사 자리에 앉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포쉬마크 인수를 단행했다. 그 인수가 적절했는지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있지만, 최소한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40대 초반이라는 최 대표의 젊은 나이를 살피면 앞으로 MZ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해보겠다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생각을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느낌이 다르다. 홍은택 대표는 ESG 전문가, 여민수 전 대표는 광고와 ESG 측면에서 강점이 있고 조수용 대표는 기업브랜딩 전문가다. 남궁훈 대표는 게임회사 출신이다. 남궁훈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 자리에 올랐을 때, 앞으로 카카오가 게임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남궁훈 전 대표는 ‘게임 전문가’로서가 아니라, 김범수 창업주와 가까우면서 일도 잘하는 능력자였기 때문에 카카오의 대표에 선임된 것이기 때문이다.카카오의 인사는 카카오의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보여주는 이정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저번 영상에서 카카오의 넥스트(NEXT)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인사에서도 이런 점들이 드러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말 그대로 ‘국민 앱’이다. 그리고 이 카카오톡의 점유율에 힘입어 카카오T,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의 서비스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수도 매우 많다. 카카오가 ‘국민 기업’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는 뜻이다.‘국민 기업’ 카카오가 어서 빨리 자신들만의 비전을 만들고,적절한 인사를 통해 그 비전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Q. 카카오, 정신아와 임지훈의 닮은꼴 행보?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카카오의 차기 단독대표로 내정됐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카카오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택한 카드다. ‘40대 여성’이면서 ‘친(親) 벤처·스타트업’ 행보를 보여온 정 대표를 내세워 혁신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정 대표의 내정은 여러모로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의 행보를 떠올리게 한다. 임 전 대표 역시 카카오벤처스(옛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출신이며, 나이는 35세로 정 대표보다도 젊었다.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임 전 대표를 선임했던 것도 회사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정 대표를 카카오벤처스에 영입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해준 장본인도 바로 임 전 대표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13일 오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정 대표를 카카오의 차기 단독 대표이사 내정자로 보고했다. 정 대표는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카카오의 사령탑을 맡게 될 예정이다.

 

정 대표가 카카오의 차기 CEO로 내정됐다는 설은 이미 지난달부터 돌았다. 카카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도 40대 여성인 최수연 대표가 이끌고 있듯, 카카오 내부에서도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걸맞는 젊은 여성 CEO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홍은택 대표가 SM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송치돼 대표이사 연임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카카오 입장에선 CA협의체 사업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정 대표 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었을 것”이라며 “인품과 매너가 좋고 리더십이 있어서 카카오벤처스에서 (이번 인사에 대해) 많이 아쉬워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임지훈 전 대표와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벤처캐피털(VC) 출신의 젊은 CEO라는 점뿐 아니라, 카카오가 변곡점을 맞이했을 때 혁신을 위해 선임됐다는 점도 비슷하다.

 

2015년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고 택시·인터넷 은행 등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던 국면에서, 김 의장은 ‘젊은 리더’인 임 전 대표를 발탁해 혁신을 맡겼다. 이후 임 전 대표는 2년 반 동안 카카오를 이끌다가 2018년 1월 용퇴했다. 스스로의 판단으로 사퇴했다는 게 카카오의 공식 입장이지만,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그가 취임 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사실상 경질됐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두 전·현직 CEO는 개인적인 인연으로도 얽혀있다. 정 대표는 지난 2000년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일했으며 임 전 대표는 2006년 BCG에 입사했다. 이후 임 전 대표가 소프트뱅크벤처스를 거쳐 2012년 카카오벤처스의 초대 CEO로 발탁되자, 2년 뒤 정 대표를 이사로 영입했다. BCG 상사를 자기 밑으로 데려온 셈이다. 이후 2018년 임 대표가 카카오의 수장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정 대표가 카카오벤처스 CEO를 맡게 됐다.

 

정 대표와 임 전 대표의 인연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두 사람은 법정 다툼을 벌이는 관계가 됐다. 임 전 대표가 지난해 3월 카카오벤처스와 정 대표를 상대로 약 600억원의 성과급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임 전 대표는 카카오벤처스에 있었을 때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펀드’를 통해 두나무에 2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지분 가치가 2021년 펀드 청산 시점에 1조7000억원까지 불어났다. 투자 당시 7억원에 불과했던 두나무의 몸값이 20조원으로 폭등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임 전 대표는 2015년 카카오로 옮기며 성과보수에 대한 계약 내용을 수정한 바 있다. 성과보수 우선 귀속분을 60%에서 44%로 낮추되, 직무 수행 기간과 상관없이 전액 지급받을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다. 이에 임 전 대표는 펀드 청산 후 카카오벤처스에 “약속한 성과급 598억원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카카오벤처스는 약정 당시 주총과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지급을 보류했다. 

 

반면 정 대표는 260억원의 성과급을 받아 갔다는 게 임 전 대표의 주장이다.성과급 반환 소송 1심에서는 임 전 대표가 패소했다. 임 전 대표는 결국 최근 항소를 제기하며 2라운드를 예고한 상태다. 항소심 사건은 14일 서울고등법원에 접수됐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온화한 성품’을 지녔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나 투자 능력에 있어선 임 전 대표가 더 낫다고 평가한다. 두나무를 비롯해 왓챠, 모바일 게임 업체 넵튠 등 카카오벤처스에 잭팟을 안겨준 상당수 포트폴리오가 임 전 대표의 작품이다.

 

카카오벤처스는 정 대표 체제에서도 당근, 블라인드 등에 투자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암호화폐 업체 테라폼랩스는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카카오벤처스는 2019년 테라폼랩스 자회사인 특수목적법인(SPC) 플렉시코퍼레이션에 투자하고 그 대가로 루나(LUNA) 코인 상환권을 얻었다. 플렉시코퍼레이션은 권도형(몬테네그로 구금) 전 테라폼랩스 대표의 ‘자금 통로’로 의심받아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한 바 있다.

 

Q.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 쇄신 가져올까?

 

검찰 수사와 각종 내홍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카카오가 쇄신을 위해 선택한 수장은 1970년대생 여성 리더인 정신아(48) 카카오벤처스 대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은 지난 11일 사내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경영진 교체 발표를 시사한 후 이틀 만에 인적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카카오의 주요 의사결정을 함께해온 인물이 현시점에 리더로 선임된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카카오는 13일 오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정 대표를 신임 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단독 대표 체제를 맞이하게 된다. 정 내정자는 보스턴컨설팅그룹,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그는 2018년 카카오벤처스 대표에 오른 데 이어 올해 3월부터는 카카오 기타 비상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정 내정자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카카오가 현재 사면초가에 빠진 것은 본사는 물론 주요 계열사 경영진에 김 창업자의 측근이 포진하며 제대로 경영을 못한 영향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또 다시 카카오가 기존 내부 인사를 수장으로 선택한 것은 결국 ‘회전문 인사’”라고 말했다. 그는 “김 창업자의 쇄신 의지를 이제 아무도 못 믿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범수 창업자는 사내 공지문에서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이끌 리더로 정 내정자를 꼽은 이유에 대해 “시나(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올해 초 카카오 이사회 멤버로 합류해 카카오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9월부터는 그룹 독립기구인 CA협의체 내 사업총괄과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아 핵심사업 중심의 재편 등 쇄신 주요 아젠다에 대해 함께 고민해 왔다”고 했다. 그는 “10여년간 카카오벤처스의 성장을 이끌어온 시나는 커머스·핀테크·인공지능(AI) 등 기술 중심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다양한 섹터의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AI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또한 함께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역시 이날 사내망에 “지난 1년여 동안 크루(직원) 여러분을 많이 힘들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며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했다.이어 “시나(정신아 대표)가 잘할 수 있도록 돕고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경영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지난해 7월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하지만 3개월 후인 지난해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로 남궁훈 전 대표가 사임하면서 단독 대표를 유지했다. 홍 대표는 내년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다만,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카카오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을 가능성은 있다.향후 김 창업자는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카카오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에 대한 인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노조인 크루유니언 역시 이날 “이번 카카오 대표교체는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 되어야 한다”며 “인적 쇄신을 완료하기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카카오 노조는 특히 카카오페이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 대표가 사퇴 후 고문으로 계약한 것을 언급하며 또 다시 회전문 인사가 반복되거나 사퇴한 임원들에 대한 특혜가 발견되는 경우 노사 관계를 비롯해 카카오에 대한 신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창업자가 쇄신 과정에서 사명까지 바꿀 각오로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번 대표이사 교체가 아쉽다는 이야기도 많다.“경영 위기를 겪은 기업들이 통상 성공적인 인적 쇄신과 혁신을 위해 외부에서 인적자원 조달을 많이 한다”며 “카카오가 내부 인력으로만 반복해 경영진을 구축할 경우 여러 이해관계로 쇄신에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는 위기 상황에서 내부 인력에 외부 인력을 섞으며 조직 내부의 경쟁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이러한 다양성은 조직의 혁신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Q. 이번엔 네이버 얘기도 해볼까? 내년 미국 상장을 추진 중인 네이버웹툰 역시 새로운 인사 영입으로 증시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데이비드 리(David J. Lee) 인에비터블 의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고 14일 밝혔다.데이비드 리 신임 CFO 겸 COO는 AI 기반 푸드 테크 기업 인에비터블의 창립주다. 이전에는 푸드 테크 기업 '임파서블 푸드'의 CFO와 COO, 델몬트 푸드의 이사, 소셜 게임사 징가의 CFO 등 기업의 분야를 가리지 않고 중직을 맡아왔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웹툰이 2020년 설립한 미국 본사다.한국의 네이버웹툰 플랫폼은 웹툰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네이버웹툰 유한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이번 신규 임원 인사와 더불어 네이버웹툰의 김용수 전략 실장이 본사의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승진 조치됐다. 김용수 CSO는 그간 회사의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발굴 분야를 맡아 글로벌 사업 운영을 총괄해왔다.

 

네이버웹툰 측은 "신규 임원 인사를 통해 웹툰 생태계 저변을 확장, 글로벌 스토리테크 기업으로서 위상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앞다퉈 C레벨 인사를 영입하는 등 현지 증시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선전 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의 역할이 재조명받고 있다.

 

14일 네이버 및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네이버 GIO는 웹툰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이전인 네이버웹툰 초기부터 네이버웹툰의 분사와 글로벌 진출 이후의 성장을 전폭 지원해왔다.

 

그는 네이버웹툰 영어 버전 출시를 약 1년 앞둔 2013년 여름 당시 김준구 부장의 미국 샌디에고 출장에 동행하면서 김준구 대표의 비전과 의지를 확인했다. 출장이 끝난 뒤에는 샌디에고 TF(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TF 구성원은 이해진 GIO(당시 이사회 의장), 한성숙 전 대표(당시 본부장)을 비롯한 네이버 경영진이었고, TF장은 김준구 대표였다.

 

이 GIO는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된 이후에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한 라인과의 협업을 이끌어 웹툰이 동남아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는 또 웹툰 비즈니스에서 북미 시장의 중요성에 주목, 웹툰의 미국 법인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네이버웹툰의 분사보다 1년 앞서 현재 웹툰의 본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미국에 설립됐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 역시 웹툰 초기부터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지원, 네이버웹툰 생태계가 긍정적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 2013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웹툰이 참석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채 대표는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플랫폼 사업을 수주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등 네이버의 글로벌 기술·플랫폼 수출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두 경영진이 네이버웹툰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선 배경은 웹툰이 네이버 글로벌 진출 전략의 핵심 상품이기 때문이다.그동안 네이버웹툰은 미국, 동남아, 일본 등에 웹툰 플랫폼을 서비스하며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안착시켰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네이버웹툰의 전세계 누적 인앱 구매 수익은 6억7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미국, 한국, 동남아 시장이 각각 37%, 35%와 12%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에 네이버가 보유한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지분을 넘겼다. 네이버-웹툰엔터-왓패드 구조로 지배구조 변화를 꾀한 것이다. 왓패드 지분을 넘겨 받음으로써 웹툰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미국 증시 입성을 위한 외형 확장 필요성에 대한 판단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웹툰 모기업으로, 북미 웹툰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거점이다.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월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웹툰 상장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고 내년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에는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다양한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재무 전문가인 데이비드 리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했다. 또 김용수 네이버웹툰 전략실장을 웹툰 엔터테인먼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승진시켰다. 이번 임원 재정비로 미국 증시 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데이비드 리 CFO와 김용수 CSO 임명으로,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생태계 저변을 확장하며 글로벌 스토리테크 기업으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Q. 이번엔 MZ오너들이 몰려온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재계에서 ‘3040세대’ 총수 일가가 경영 전면에 본격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선대 총수와 이들 MZ세대 예비 총수 간의 경영 스타일 차이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리더십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총수들이 강렬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그룹 전체를 통솔하는 ‘제왕적 리더십’을 앞세워 사세를 확장해갔다면 3040 예비 총수들은 ‘수평적 리더십’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경영 문화를 바꿔가고 있어서다.

 

실제 과거 창업회장 한 명의 천재적 역량에 의존했던 성장 공식은 더 이상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적합하지도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수준에서 경쟁할 정도로 덩치가 커지고 각종 규제와 견제 장치도 촘촘해지고 있어 총수 한 사람이 전체 경영을 살피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선진 경영 기법을 배우고 돌아온 젊은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책임 경영과 함께 소통을 중시하는 경영 문화를 이식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다. 2018년 취임한 구 회장은 대외 공개 행보를 최소화하는 대신 내부 구성원들과 소통을 즐기는 실용주의형 리더로 통한다. 권위감을 주는 회장 대신 LG 대표로 불러달라고 직접 요청할 만큼 격식을 꺼린다.계열사 경영진에 사업을 전적으로 믿고 맡기면서 뒤에서 조력하는 스타일이다.

 

정기선 부회장은 울산 공장에 불쑥 찾아와 신입 사원들과 격의 없이 식사를 할 정도로 털털한 성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략가’로 통하는 정 부회장은 스스로 자신의 MBTI(성격유형검사)를 ‘용의주도한 전략가’인 INTJ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영 철학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선대 총수들이 사업으로 나라를 일으켜 세운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앞세웠던 반면 최근에는 기업 이익 최대화가 3040 예비 총수들 사이에서 최고 가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국내 4대 그룹의 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50대 후반 임원진만 해도 ‘조금 손해를 보는 한이 있어도 국가에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하자’는 소명 의식이 어느 정도 깔려 있지만 50대 미만 경영진 사이에서는 이런 생각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특히 예비 총수들은 해외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컨설팅펌이나 투자은행(IB)을 거치면서 재무에도 밝아 이익을 깐깐히 따지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주의의 배경에는 이른 시일 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바심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100대 그룹 오너 일가들은 평균 28.9세에 입사해 5.4년 뒤인 34.3세에 임원으로 승진한 뒤 7.8년 뒤인 42.1세에 사장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3040 예비 총수들을 보면 대체로 교육을 잘 받아 성실하고 관리에 능하지만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성과에 매달리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3040 예비 총수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 집중하는 분야가 바로 신사업 육성이다. 이들이 힘을 싣고 있는 미래 신사업은 ‘E(에너지)·B(바이오)·A(인공지능·AI)’로 압축된다.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그룹 최연소(1989년생) 임원으로 발탁됐다. 중국 베이징고, 미국 시카고대,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근무한 글로벌 인재다. SK의 미래 먹거리 한 축인 바이오 핵심 사업을 책임질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인 신유열 상무는 롯데 미래성장실장을 맡으며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면서 그룹의 주요 사업군을 미래 신사업 체제로 전환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사장은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GS 미래사업팀장으로 벤처 투자를 주도해온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은 유통 분야의 신사업 안정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의 장남인 구동휘 부사장은 주력 계열사인 LS일렉트릭을 떠나 LS MnM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동했다. 차기 승계 구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구 부사장은 LS그룹의 핵심 미래 사업인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중 배터리 분야의 중책을 짊어지게 됐다. CJ그룹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이달 중 이뤄질 그룹 인사를 통해 역할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Q. MZ 오너들, 선대와 무엇이 다른가?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3040 오너 일가가 그룹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평균 나이는 41세(1982년생). 흔히 말하는 MZ세대다. 이들은 조기 유학을 떠나 중고교부터 학부와 대학원까지 해외에서 졸업한 유학파 비중이 높다. 글로벌 감각과 탄탄한 인맥이 무기가 되는 시대인 만큼 유학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저돌적인 공격성을 앞세워 사세를 확장했던 선대와도 다르다. 조용하고 섬세한 리더십으로 조직 문화를 우선시하는 모습이 특징이다.

 

3040 오너 일가(임원급 이상)를 분석한 결과 경영학 전공, 유학파, 내향적 성격이 공통된 특징으로 나타났다.

 

리더로 부상한 재계 3·4세는 MBA 등 유학 경험과 경영 전공을 통해 비즈니스 감각을 키웠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는 아버지에 이어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탠퍼드대 출신이고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중학교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세인트폴고와 하버드대를 나왔다.

 

유학 생활을 통해 얻게 된 인맥과 자유로운 소통 능력은 이들의 비즈니스 무기가 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 시절 여러 딜을 세인트폴과 하버드 인맥을 통해 성공한 경험이 있다. 네트웍스의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도 상하이 푸단대와 런던비즈니스스쿨 등 풍부한 해외 경험을 통해 쌓은 투자은행(IB) 인맥으로 실리콘밸리에서 해외투자를 이끌고 있다.

 

재계 3·4세의 또 다른 특징은 권위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내향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하며 밖으로 자신을 드러내기를 꺼린다. 대신 이들은 조직 구성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을 선호한다.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젊은 구광모 LG 회장은 회장 대신 LG 대표로 자신을 불러달라고 할 정도로 소탈한 성격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중공업 시절 울산에서 근무할 당시 직원들을 삼삼오오 모아 종종 회식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그룹에 합류하기 전 컨설팅 업체나 해외 IB를 거치며 빠르게 경영 수업을 받았다는 특징도 있다. 신 전무는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했고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경력이 있다.

 

젊은 오너들은 경영진들의 세대교체도 이끌고 있다. 올해 말 임원 승진 사장단의 나이는 50대 초반으로 1970년대생 최고경영자(CEO) 시대를 열었다. 다만 이들은 아버지 세대와 달리 위기 극복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Q. 이번엔 2년만에 다시 불거진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이야기를 해볼까?

 

국내 최대이자 글로벌 7위의 타이어 제조업체인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이 차남인 조현범 회장과의 지분 싸움을 재개한 것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이자 조 고문과 협력 관계인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회사 벤튜라는 이날부터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주당 2만 원에 지분 20.35∼27.32%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2021년에 이미 한 차례 벌어졌던 ‘형제의 난’이 마무리된 지 2년여 만에 ‘2차 분쟁’이 발발한 것이다. 조 고문(18.93%) 측은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10.61%)가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총 29.54%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조 고문 측 지분은 49.89∼56.86%에 이르게 된다. 조 회장을 누르고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이번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시에 따르면 조 고문 측은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주식 지분이 20.35%에 이르지 않으면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조 고문 진영의 주식이 약 50%에 도달할 정도로 모여야만 공개매수 주식을 실제 사들이는 절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현재 조 회장(42.03%), 조 고문, 조 씨,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1%)등 ‘4남매’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72.38%에 이른다. 남은 주식은 약 27%에 불과한데  이를 보유한 주주의 대다수가 참여해야 공개매수가 성사되는 형국이다. 더군다나 경영권 다툼이 재발하자 전날 1만6820원에 마감됐던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거래제한폭(29.90%)인 2만1850원까지 상승한 채 마감하기도 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인상 등 추가적인 계획은 없다. 공개 매수 종결 때까지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조 고문 측은 조 회장을 둘러싼 ‘오너 리스크’를 내세워 주주들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올 3월 2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조 회장의 재판 문제를 거론하면서 경영진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겠단 것이다. 조 회장은 2019년에도 기소돼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경우 8%가량의 우호 지분만 더 모으면 지분 50%를 유지하며 경영권을 공고히 할 수 있다”며 “더군다나 주가가 2만 원을 돌파했기에 경영권 방어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차 형제의 난’은 조 회장의 승리로 끝난 바 있다. 조 명예회장은 2020년 6월 당시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조 회장에게 넘겼다. 당시 조 고문과 조 이사장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조 이사장은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고문은 2021년 주주총회에서도 조 회장과 대결을 펼쳤지만 결국 경영권을 가져오는 데에 실패했다.

 

Q. 지분 열세에도···조현식·MBK 경영권 분쟁 이유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손을 잡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쏘아올린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 작업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조 고문과 연합한 MBK가 5일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겨냥한 공개매수에 돌입했지만 주가가 상한가를 치면서 공개매수 가격(2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2만 1850원에 마감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조 고문 측 사이의 지분 격차가 커 2년여 만에 재발한 ‘형제의 난’이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예측했다. 다만 이달 지분 매입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전이 지속하며 논란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의 9월 말 현재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은 42.03%다. 이번에 MBK와 손잡은 조 고문과 조 명예회장의 차녀인 조희원 씨는 각각 18.93%, 10.6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의 지분은 29.54%로 MBK의 공개매수 성공 시 해당 지분을 최소 50%+1주에서 많게는 56.86%까지 확보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이번 공개매수는 금액으로 최대 5187억 원 규모다.

 

하지만 재계는 2차 분쟁에 들어간 형제 간 지분 격차가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이 우호 지분을 갖고 있고 필요하다면 대항 공개매수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한 만큼 공개매수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조 회장은 우호 세력을 포함해 8%가량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

 

한국앤컴퍼니가도 기업 인수합병(M&A)을 선언한 MBK파트너스 측에 정면 대응을 시사했다. MBK의 공개매수에 맞서 필요할 경우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MBK가 제시한 인수 가격 이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국앤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은 현재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MBK의 인수 가격 이상으로 장내에서 지분을 매집하거나 공개매수를 선언할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MBK의 주당 인수 가격(2만 원)보다 높은 가격대로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얘기다.

 

투자 업계에서는 2만 원으로 설정된 공개매수 가격이 애매하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주당 2만 원 이상으로 주식을 매수했던 주주들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로 공개매수에 응해 달라는 것”이라며 “과거 적대적 M&A에서 이런 전례가 성공한 적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 MBK 측이 경영권 인수보다는 경영권 분쟁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측이 지분율 경쟁에 돌입하더라도 조 회장의 자금 동원 능력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42.03%) 중 25% 정도가 주식담보대출 근저당으로 설정돼 있다. 주가 상승 시 추가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얼마든지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조 회장이 유리해 보인다”며 “MBK의 전략에 따라 분쟁이 길어질 수는 있다”고 전했다.

 

MBK 공개매수 올리며 공격 수위 높일 가능성도실제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면서 맞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처음부터 공개매수 가격을 높게 잡으면 그 가격 수준까지는 주가가 바로 올라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날 마감 주가가 1만 682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MBK가 단계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뭔가 한방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개매수 기간 중 매매자에게 유리한 조건 변경은 가능하다. 이 경우 사실상 머니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M&A에 정통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해가 쉽지는 않지만 MBK가 조 회장과 조 고문 측의 지분 차이가 크다는 점과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을 몰랐겠느냐”며 “양측 모두 어느 선까지 돈을 쓸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MBK 입장에서는 공개매수 최저 예상 주식 수(1931만 5214주·약 20.35%)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MBK는 “최소 목표 예정 수치에 못 미치면 한 주도 사지 않을 예정”이라며 “조건부 공개매수라는 뜻”이라고 퇴로를 열어뒀다.

 

IB 업계에서는 조 고문이 MBK와 손을 잡은 이유로 부재훈 MBK 부회장과의 친분을 꼽는다. 두 사람 모두 1970년생으로 조 고문은 미국 시러큐스대를 졸업했고 부 부회장은 펜실베이니아대를 나왔다. MBK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사 분할이나 자산 매각 등 특수한 상황에 투자하는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를 통해 이번 공개매수에 나섰는데 이 펀드를 부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MBK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손해 볼 게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MBK는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원매자 등장 시 조 고문과 조희원 씨 지분을 함께 묶어 팔 수 있는 드래그얼롱 조항을 확보하고 있다. 공개매수만 성공하면 글로벌 톱10 수준의 타이어 회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매각해 대규모 투자 수익을 노릴 수 있다.

 

조건도 MBK에 유리하다.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조 고문과 MBK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인 조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조 고문 측은 또 MBK의 동의 없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특히 한국앤컴퍼니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게 되면 MBK가 이사 총수의 절반 이상을 지명할 수 있게 해놓았다. 대표이사는 협의하기로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MBK가 지명권을 갖는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MBK 입장에서는 이번 공개매수가 실패하더라도 존재감은 과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Q. 한국타이어 분쟁...결말은?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운명’이 조만간 결정된다. 2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형제간 분쟁이 어떤 결말을 낳을지 주목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오는 25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주당 2만4000원에 공개매수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5일부터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 조희원씨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상태다. 조현식 고문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조희원씨는 차녀다.

 

당초 이들은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15일 매수가격을 주당 2만4000원으로 변경했다. 이는 당일 종가(1만5850원) 대비 51% 높은 수준이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계획을 수정한 것은 지난 14일 조양래 명예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지분율 2.72%) 매입 사실이 공시된 뒤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 측이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고 보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한국앤컴퍼니 주식 최대 2593만4385주(지분율 27.32%)를 확보하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를 통해 “공개매수자는 한국앤컴퍼니(이하 대상회사) 주식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해서 이를 안정화 한 후, 대상 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이번 공개매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도 MBK파트너스의 이번 공개매수를 지지한 상태다. 조희경 이사장은 전날(17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분쟁을 가져온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현범(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라며 “최근 아버지의 행보는 본인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한국앤컴퍼니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동생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의 입장을 지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희경 이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를 보유 중이다.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씨는 각각 18.93%, 10.6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의 지분을 모두 더하면 30.35%가 된다.

 

경영권 방어에 나선 조현범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03%다. 여기에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 2.72%를 더하면 44.75%가 된다. 조현범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되는 hy(지분 1.5% 내외 추정)를 포함하면 지분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현범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확신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자신의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사건 공판을 위해 방문한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영권 방어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 전량(23.59%)을 차남인 조현범 당시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조희경 이사장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 매각에 대해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형제간 첫 번째 분쟁은 이듬해(2021년) 말 조현범 사장이 회장으로, 조현식 당시 부회장이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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