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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양도세 기준 50억, 증시 영향은?‥하림, 'HMM 인수' 승자의 저주?‥건설 PF우려…건설사 위기

박주근 기자 | 기사입력 2023/12/21 [14:18]

대주주 양도세 기준 50억, 증시 영향은?‥하림, 'HMM 인수' 승자의 저주?‥건설 PF우려…건설사 위기

박주근 기자 | 입력 : 2023/12/21 [14:18]

 

Q1. 기다리고 기다리던 양도세 완화가 드디어 발표됐습니다. 시장영향 어떻게 보십니까?

 

올해 증시 폐장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정부에서 대주주 양도세 완화를 언급하면서 시장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와 마찬가지로 단기적 인기 확보를 위한 성급한 정책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 및 시행령은 연말 기준 투자자가 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한 경우 ‘대주주’로 판단해 양도차익에 20%의 세금을 부과한다. 대주주 기준 완화는 시행령 개정 사안이기에 국회 입법 절차 없이 정부가 결정할 수 있다.

 

연말만 되면 주식 자산으로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큰손 투자자들의 화두는 양도세 부과다. 통상 4분기 중반부터 양도세 회피성 물량이 출회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시장은 매년 연말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던 대주주 양도세 회피 목적‘매물 폭탄’이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양도세 10억원 기준을 피하려면 12월 마지막 거래일의 2거래일 전까지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주식 매매 계약 체결  2영업일 뒤에 최종 결제가 이뤄져서다. 오는 25일이 연휴임을 감안하면 이날을 포함해 21일, 26일까지 3거래일만 남겨뒀다. 

 

일각에선 제도 완화가 시행되더라도 대통령실과 정부의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정책 효과가 줄어들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예를 들면 한 종목을 50억원 단위로 들고 있는 고객이 기준 10억원에선 오히려 그냥 포기하고 들고 있자 할 수 있지만 30억원으로 상향되면 좀 팔아서 피해볼까 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그 물량을 시장이 잘 흡수하려면 제도가 좀더 빨리 발표됐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Q2.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산 섹터가 2차전지였기 때문에 2차전지 섹터에 호재가 될 거라고 보시던데요. 앞으로 2차전지 흐름은 어떨까요?

 

대주주 회피성 물량 출회는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2차전지주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에코프로머티를 2260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1조470억원), SK하이닉스(-3298억원), 기아(-3417억원), 셀트리온(-2823억원), 현대차(-2575억원)에 이어 여섯 번째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순매도 3·4위에 2차전지주가 나란히 올랐다. 에코프로는 -1150억원, 앨앤에프는 -1112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 순매도 상위권을 모두 2차전지주가 차지한 셈이다.

 

 지난 11월 양극재 수출액과 수출량은 각각 6.2억 달러와 1.6만 톤으로 전월 대비 각각 12.4%, 10.6% 감소하며 2021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극재 가격도 분기 기준으로 올해 4분기에 10~15%, 내년 1분기에 5~10% 각각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양극재 수출액은 18.7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양극재 업체들(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LG화학, 코스모신소재, 유미코아)의 4분기 합산 매출액은 4.3조원 수준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기차 수요 감소 대비 양극재 물량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은 고객사들이 재고를 먼저 소진하며 구매 시점을 늦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기차 수요 전망치 하락, 리튬 현물가격이 바닥 수준인 점 등의 영향으로 양극재 업종의 주가 강세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Q3. 국내 최대 국적 선사 HMM인수전에서 하림이 승리했습니다. 지난번 모셨을 때도 하림과 동원산업간의 2파전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 인수 과정과 결과부터 정리해볼까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의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판단하고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올해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3월 삼성증권과 삼일PwC, 법무법인 광장으로 매각 자문단을 꾸리고, 7월에 매각 공고를 게시했다.

 

이후 8월 예비입찰과 지난달 본입찰을 거쳐 마침내 하림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 18일 산업은행 등은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을 선정했다.  2016년 출자전환으로 산업은행이 HMM의 최대주주가 된 지 7년여 만이다. 매각 대상은 HMM 지분 약 57.9%고, 거래 금액은 6조4000억원 수준이다. 

 

재계순위 27위의 하림그룹이 HMM(19위)을 인수하면 순위를 13위권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벌크선 위주의 팬오션과 컨테이너 중심의 HMM이 합쳐지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선대 확충이나 선박금융을 활용 시에도 협상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 성공 경험을 들어 HMM 경영 성공도 자신하고 있다.

 

Q4. 세계 8위의 컨테이너선사를 품은 것이 과연 좋기만 한 일인가에 대해서 여전히 우려가 많죠. 승자의 저주 이야기도 계속 나오는데.. 우려되는 부분,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재무부담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하림그룹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당초 HMM 매각 마지노선은 5조원 초반대로 예상됐지만, 이후 주가가 높게 유지되면서 인수자의 부담이 1조원 이상 늘었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전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금융 시장을 찾았다. 처음부터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을 잡았고, 시중은행과 대형 증권사들을 접촉해 3조4000억원 수준의 인수금융 확약서(LOC)를 확보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하고, 유상증자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팬오션은 한진칼 지분을 처분해 1628억원을 조달했고, 선박 매각 등으로 추가 자금도 확보할 예정이다.

 

표면적으로는 인수자금이 충분하지만 상당 부분이 차입성 자금인만큼 상환 부담도 크다. 고금리 상황에서 수조원의 차입금을 일으켜야 하고, 그보다 높은 금리로 재무적투자자(FI)를 초빙해야 한다. 하림그룹은 차입을 최소화하고 증자 등으로 일부 부담을 시장에 전가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해운업 침체기에 그룹보다 더 큰 해운사를 인수한다는 압박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이 매도자 측에 △3년간 영구채 주식 전환 유예 △FI 지분 5년 내 매각 허용 △HMM 자사주 매입 등 조건을 요구했던 것도 이런 재무부담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매도자는 향후 3년간 HMM 배당을 연 5000억원으로 제한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하림그룹의 HMM 지분율은 57.9%에서 38.9%까지 떨어지고, 하림그룹 측은 매년 1000억원의 배당금을 덜 받게 된다.

 

Q5. 하림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소식 이후에 하림과 하림지주 주가는 상승했지만 하림그룹 내 팬오션 주가는 하락세입니다. 유상증자 소식이 부담인 것 같은데... 유상증자 규모는 어느 정도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요?

 

하림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HMM 인수 이후 그룹 도약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림그룹이 이번 HMM 인수를 마무리하면 자산 규모가 42조8000억 원으로 늘어나 CJ그룹(40조7000억 원)을 제치고 재계 13위로 올라서게 된다.

 

하림지주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이기 때문에 계열사들의 공동 출자가 제한된다. 예를 들면 SPC에 팬오션과 다른 하림그룹 계열사인 하림지주, 하림, 선진 등의 자금 출자가 불가능한 셈이다. 지배구조가 만약 SPC와 HMM이 합병해 '하림지주→팬오션→HMM' 구도가 된다면 팬오션은 HMM의 지분 30%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컨소시엄이 지분 57.9%를 사겠다고 한 가격은 6조4000억원, 이 가운데 팬오션이 30%를 취한다고 가정하고 비율대로 계산하면 팬오션은 약 3조3000억원이 필요하다. 

 

하림그룹이 인수 금액 6조4000억 원 가운데 2조~3조 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 가운데 2조~3조 원은 팬오션의 유상증자로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관련 회사들과 달리 팬오션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는 것도 대규모 증자 가능성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림지주는 이날 ‘팬오션 3조 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 보도’와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 공시 요구에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 공시했다. 

 

최대 3조 원가량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 하림지주가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1조6400억 원이다. 하림지주 역시 대규모 차입금, 보유 부동산 매각 등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Q6. 팬오션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모기업 하림 자체가 해운사업 경험이 많은 곳이 아니기 때문에 경영 관련 우려도 있죠. 특히 해운업황, 현재도 그렇지만 내년 전망도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죠?

 

해운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는 거다. 일례로 지난해 1월 7일 5109.6까지 치솟았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현재(12월 15일) 1093.52에 머물러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글로벌 경기 둔화, 선박 공급 확대 등이 맞물린 탓으로 풀이된다.

 

Q7. 런 가운데 최근 해운업황에 변수가 하나 발생했습니다. 예멘 반군의 후티의 홍해 민간 상선 추가 공격으로 운송기간이 늘면서 해운주들이 반짝 상승세입니다. 대신증권에서는 고운임 고착화 가능성도 언급을 했는데요. 이로 인한 해운업황 영향은 어떻게 보십니까?

 

예멘의 이슬람 반군 ‘후티’가 홍해 인근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해운사가 우회로를 찾고 있다. 이에 해운사의 주요 수입원인 해상 운임이 상승하는 등 글로벌 물류 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해운주(株)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태가 지난 2021년 수에즈 운하 좌초 때처럼 단기간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인 업황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Q8. 과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때는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상승도 있었는데요. 이번은 어떨까요?

 

최근 해운업종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있다. 친이란 반군인 후티가 이스라엘과 관련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잇달아 공격하며 수에즈 운하와 이어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막은 것이다. 이곳은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의 약 12%를 차지하는 핵심 해상 수송로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전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어 해상운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3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SCFI는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반영한 지수로, 매주 금요일 발표된다. 지난 15일 SCFI는 전주 대비 5.9% 상승한 1093.52포인트를 기록했다. 

 

운임 상승에 따른 수혜도 물론 있지만, 동시에 해상 보험료가 올라가는 등 추가 비용도 상승해 무조건 향후 기업 실적과 주가에 좋다고 보긴 어렵다.

 

Q9. 한파가 기승인데 요즘 건설시장의 한파는 세상의 추위보다 더한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는 태영건설 부도설도 돌았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인한 유동성 악화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PF 대출잔액과 연체율이 증가한데다 우발채무 규모가 현금성 자산보다 큰 건설사의 부실 위험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업계에선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돌입한다는 풍문이 돌았다. 태영건설은 전날 채무보증금액 400억원에 대해 18일 만기를 28일로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다만 대출연장 과정에서 대주단내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Q10. 상환유예를 받으면서 일단 급한 불은 끈 모양새지만 태영건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 빚을 갚기 위해 SBS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까.. 시장에선 이런 궁금증도 있는데요?

 

시공능력 기준 16위인 태영건설이 부도설에 휩싸였던 이유도 부동산PF 우발채무 때문인데, 태영건설의 대주단 중 한곳인 한국투자증권에서 낸 ‘태영건설 현황점검’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태영건설이 보증한 PF대출 잔액 4조4100억원중 민자 SOC사업에 대한 PF보증을 제외한 순수부동산 PF잔액은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절반인 47%가량이 미착공 상태이기 때문에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내년부터 사업성이 부족한 현장의 PF 대출 재구조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태영건설이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될 리스크"라고 짚었다.

 

Q11. 국토부 건설사업지식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 4일 기준 전국 512곳의 종합건설사들이 폐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부동산PF발 위기감이 커지고 있죠? 금액도 금액이지만 연체율도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던데요?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의 자금 압박이 심해지면서 건설사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문을 닫은 종합건설사가 17년 만에 가장 많았고, 시장에선 일부 중·대형 건설사의 부도설이 나돌 정도다. 신용평가사들은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낮추고 있고, 건설사에 돈을 빌려준 금융권도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올해 들어 전국에서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총 551곳으로 지난해 327곳에 비해 70%가량 급증했다. 2006년 이후 가장 많다. 자금난을 못 이겨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건설사들도 지방을 중심으로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의 1군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것이란 루머가 퍼져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대형 건설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퍼져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은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공사비가 상승하면서 착공과 분양에 들어가지 못한 부실 PF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엔 서울 강남권 한복판의 공사도 멈춰설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고, 경·공매가 진행 중인 사업장이 전국 120개에 달한다. 시행사가 PF 대출을 일으키면 시공사인 건설사가 연대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해 주는 구조인데, 시행사의 부도로 건설사들이 대출을 떠안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사업장이 늘어나면 건실한 건설사들도 부도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Q12.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금융기관에까지 이어지는 모습이죠. 증권사 두곳, 또 저축은행들은 신용등급 하향까지 됐죠?

 

상황이 이렇게까지 온 데는 만기 연장, 이자 유예 등으로 당장 PF 부실이 터지는 것을 막는 데만 급급했던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책임도 적지 않다.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4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조 원 가까이 늘었다. 연체율은 2.42%로 3년 동안 4.4배로 올랐다. 사업성과 상환 가능성을 따지지 않고 연장을 해주다 보니 잠재적 부실 규모만 키운 셈이 됐고, 건설사와 금융사들의 건전성도 함께 나빠졌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부동산 경기도 다시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은 부실 정리를 미룰 수 없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부실기업에 대해선 하루빨리 구조조정에 착수하고, 일시적 위기를 겪는 건설사에 대해선 유동성 지원으로 숨통을 터줘야 한다.

 

Q13. 부동산PF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분위기도 약간 달라졌죠. 자기책임, 시장원칙 이런 단어들을 강조하는데... 정리할 곳은 정리하고 가겠다는 입장일까요?

 

유동성 온기가 식어가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가급적 시장을 불안케 하는 요인을 점진적으로 제거해 나가겠다는 셈법이다. 특히 회생 가능성이 낮은 PF 사업장은 경·공매로 넘겨 부실을 솎아낸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공매 진행 사업장은 지난해 말 70개에서 올해 3분기 말 120개로 늘어났다. 대주단 자율협의회에서도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경·공매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사업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업성이 미비하거나 자산 감축 등 특단의 조치 없이 재무적 영속성의 문제가 있는 건설사나 금융사는 기본적으로 시장 원칙에 따라 적절한 형태의 조정 내지는 정리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Q14. 부동산 경기 회복도 아직은 어려워보이는 상태입니다. 내년에도 건설업종, 또 부동산PF 부담이 큰 증권업종이나 저축은행 쪽은 업황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까요?

 

올해 건설시장은 착공물량의 시차효과에 따라 건축 마감공사가 늘어 당초 예상과 달리 건설투자가 증가세를 보였지만, 내년 다수의 선행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해당 수치가 시장에 본격 반영될 경우 연간 건설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2.4%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금융시장 불안, 생산요소 수급 차질, 공사비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부각될 경우 건설경기 침체는 더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내년 건설투자는 지난 2022년 이후 부진했던 건설 선행지표의 시차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건설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건설수주, 건축허가, 착공, 분양 등 거의 모든 지표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올해 3분기 기준 건설수주, 허가, 착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0%, 25.9%, 40.4%로 감소하면서 역대급 감소폭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는 4분기 연속, 건축착공은 7분기 연속 줄었다.

 

내년 전문건설업 계약액은 올해 대비 3.2% 감소한 119조2000억원으로 추산된 가운데 전문건설업 계약액이 중장기적으로 횡보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공사비 상승률이 더욱 확대됨에 따라서 계약금액 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건설경기 부진으로 인한 시장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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