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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호 앵글세상] 자유로운 영혼, 이익태의 ‘NET'을 보다.

조문호 | 기사입력 2024/07/28 [08:09]

[조문호 앵글세상] 자유로운 영혼, 이익태의 ‘NET'을 보다.

조문호 | 입력 : 2024/07/28 [08:09]

▲ 조문호 사진작가 [사진=리더스인덱스]  ©


[조문호 앵글세상] 자유로운 영혼이익태의 ‘NET'을 보다.

 

전방위예술가인 이익태선생의 ‘NET'초대전이 지난26일 오후5시 인사동 백상빌딩 ’Zimmer Gallery"에서 열렸다.

 

개막식은 색소폰 연주자 김희철씨와 오카리나 연주자 Tom의 협연으로 시작되었는데, 이익태선생을 비롯하여 배경애씨, 갤러리 큐레이터 김노암선생, 스마트협동조합서인형이사장 을 뵐 수 있는 반가운 자리였다. 음악 따라 행위예술을 보여 준 배경애씨 몸동작도 예사롭지 않았다. 즉흥의 몸짓이 풍기는 강한 소구력에서 어떤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몸짓도 몸짓이지만 움직이는 몸 자체가 조각이었다. 개막식 행사가 진행되는 중에 틈틈이 작품을 살펴보았는데, 손과 마음 가는데로 즉흥적으로 표출한 형상성이 너무 신비롭고 자유로웠다. 작가의 자유로운 치열함 속에는 저항성도 깔려 있었다. 흙과 나무와 재를 재료로 이겨 붙인 다완 에서부터 생활 폐기물을 구겨 넣은 작품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작품이었다.

 

 

이익태선생은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영화인 '아침과 저녁 사이'를 연출한 영화감독이었다. 70년대 초 파격적인 전위 해프닝 그룹 '4집단' 멤버로 활동했으며, 그 뒤 퍼포먼스 그룹을 창단하여 소리와 비주얼에 무게 둔 연극이나 실험적 퍼포먼스도 했다. 그는 영화, 연극, 음악, 회화, 사진, 드로잉, 그래피티, 설치미술 등 전 영역을 넘나드는 예술가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노숙자 사진도 찍었다고 한다.

 

그림은 1977년부터 미국에서 시작했는데, 뉴욕주 클라리마이너 화랑 국제전 1위를 차지하는 등 여러 차례 국제공모전에 입상한 경력도 있다. 선생의 작품에는 해프닝적 요소와 연극적 실험성도 있으나 그 속에 저항성이 깔려 있다. 예술이 무엇인가? 청풍명월보다 인간의 삶에 기여하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

 

누군 전문성을 탓하기도 하나, 그의 작품은 그런 것 자체를 뛰어넘는 자유로움에 있다. 어쩌면 미술제도 교육을 받는 것 자체가 예술을 틀에 가두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학교 패거리도, 지역 패거리도, 정치적 패거리도 없으니 걸리는 게 없다. 그래서 예술가의 자유로운 영혼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이익태선생은 특정 분야나 작품보다 작가 자체가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에서 오랜 지기인 정지영 감독이 작품을 한 점 구입했는데, 그 좋은 전시작 중에 하필이면 이익태 선생의 자화상을 샀겠는가? 50여년 동안 시대적 유파나 형식을 초월하여 그만의 독립적 예술세계를 구축한 것이다.

온 몸과 정신으로 보여주는 노익장의 거칠 줄 모르는 창작열에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

 

 

전시는 오는 76일까지 열린다.

자유로운 영혼, 이익태의 ‘NET'을 보다.

https://blog.naver.com/josun7662/223494776901

 

▲ [사진=조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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