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생이어도 활짝 웃는 개망초 청주시 개발지구 임시 거처에 뿌리 내린 무심코 발 닿는 곳에 만리장성 쌓는구나
식구들이 많아져도 밥걱정을 않나봐 흙더미 잡아주는 산지기 자처하며 저들도 시곗바늘을 하늘에다 맞춘다
기꺼이 이 꽃 저 꽃 들러리 서주면서 더불어 살고 싶은 달빛 어린 소망 하나 달 아래 집시의 합창 밤늦도록 들린다
-김순국 시화집 <자작나무 숲길에서>
...*** 시작 일기
작은 원을 칼날로 세밀하게 찢어 냈을까, 하얀 속눈썹같은 꽃잎을 쉽게 폈다 접었다 한다. 아침저녁으로 노란 꽃망울을 풀어냈다 감싼다.
그래서 작은 몸으로 오래도록 길가에서 자신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작지만 무던하게 생명력이 강한 개망초가 벌거벗은 흙더미를 붙잡아 주며 우리랑 같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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