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사진=AFP제공)
[리더스팩트 오승희기자]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위기에 몰렸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공포로 확산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 상장된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9.37% 급락한 8.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막판으로 갈수록 낙폭은 더 커지며 장중 7.92달러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다. 올해 들어서는 93% 이상 빠졌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가 폭락한 것은 전날 실적 발표 때문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총예금이 1044억 7400만달러(약 139조 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1764억 3700달러) 대비 40.79% 급감한 수치다. 시장의 1분기 예상 예금액 평균치는 1450억달러(약 194조원)였지만, 이보다 뱅크런 규모가 훨씬 컸기 때문이다.
이 금액에는 심지어 JP모건을 비롯한 미 11개 은행으로부터 은행 연쇄 파산을 막으려 긴급 지원한 300억 달러(약 40조원)가 포함된 터라 실제 감소액은 1천억달러(약 134조원)가 넘어 시장의 불안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또 1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 줄어들었고, 매출은 13% 감소했다. 실질적으로 한 분기만에 1천억 달러이상 급감하는 ‘엑소더스’가 발생한 것이다.
CNBC는 “투자자들은 퍼스트리퍼블릭이 40% 이상 예금이 빠져나간 후 어떻게 안정화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고 전했다. 대형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의 자산 일부를 매입하는 식으로 은행권 안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여러 은행들이 지분을 사들일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올해 들어서만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주가는 SVB파산 직전인 지난달 초에서 90% 이상 주저앉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상황을 ‘산송장’(LivingDead)이나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측은 예금 손실 규모가 밝혀지자 “2분기에 은행 임직원을 최대 25% 줄이고 임원 급여도 삭감하겠다”며 “다른 전략적 옵션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티머시 코피 애널리스트는 “이 은행은 살아남기 위해 성장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사업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DNA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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